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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사과

2,234 2010.09.13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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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아침입니다.
간밤엔 좀 이른 시각인 밤 10시에 잠이 들었습니다.
아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다가 그만 저도 깜빡 잠이 들고 만 것입니다.
얼마나 지났을까, 열어둔 창 밖에서 들려오는 거센 빗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시간을 보니 막 자정을 넘긴 시각입니다.

어슴푸레한 어둠 속에서 옆자리의 아들을 보니
또 오른손 엄지손가락을 빨며 자고 있습니다.
저희 아들이 아직도 잠결에 손가락을 빠는 습관을 못 버렸습니다.
잠결인 무의식중에 하는 짓이니 나무란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우리 모두 그저 "우짜면 좋겠노?" 하고 탄식만 하고 있습니다. ㅎㅎ

아들의 손가락을 빼 주고는 다시 잠을 청하려고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해보았지만
잠이 오질 않습니다. 창밖의 빗소리는 더욱 요란합니다.

책상 위에 있던 책 한 권을 손에 들고 아파트 거실로 나왔습니다.
며칠 전에 서점에서 구입했던 <<기적의 사과>>.
책을 읽다 보면 다시 잠이 올 것이라는 생각에 펴들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밤 두 시까지 그 책을 손에서 놓지 못했습니다.
마지막 장을 넘기며... 깊은 감동의 강물 속에 잠겼습니다.

신앙서적도 아닌 이런 책이 저에게 요즘
깊고 커다란 영적 감화를 주는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기적의 사과>
정말 좋은 책입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우리 삶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책 주인공과 같은 이런 사람들이 이 세상에 있다는 것이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서 눈물이 다 날 지경입니다.

**************

(주일 예배를 마치고 어부동 산지기집에 들어와 첨부합니다)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이 책을 소개하자면,
이 책 내용의 주인공은 올해 62세의 일본인 농부 기무라 아키노리(木村秋則)입니다.



그는 20대 후반에 우연찮게 <자연농법>이라는 책을 접하고 충격을 받아
그 농법을 자신의 가업(실은 데릴사위로 들어간 처가의 가업)인 사과 과수원에
그대로 접목을 시켜보기로 결심합니다.
그 농법은, 일체의 농약과 화학비료를 주지 않고서
자연 그대로의 상태에서 사과 농사를 짓는 것입니다.
그의 뜻을 깊이 헤아린 모든 가족들(장인 장모, 아내와 딸들)이 함께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그의 꿈과 비전은 해를 거듭할 수록 점점 절망적 상황에 이릅니다.
온 가족들이 매달려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였지만,
800여 그루의 사과나무들은 잎이 거의 다 떨어지고, 꽃도 피우지 않으며,
점점 고사되어 가기 시작합니다.
헤아리기 힘들 만큼의 수많은 병충해가 해마다 기무라씨의 과수원을 덮쳤습니다.
이들 가족은 매일마다 하루 종일 손으로 벌레를 잡으며 쟁투를 합니다.
하지만 5년, 6년이 되도록 아무런 가능성도 보이지 않습니다.
소출이 없어서 가족들이 한없이 곤궁하게 사는 것은 차라리 견딜 만한 일이지만,
병충해 종합백화점 같은 기무라씨의 과수원으로 인해
주변의 수많은 과수 농가들의 항의와 비난, 분노, 외면이 이들을 더욱 고통스럽게 합니다.
이제는 장인네 재산도 거의 소진해 버렸고, 1980년대 그 일본의 경제 대활황기에
이들 가족은 그야말로 한끼 양식을 챙겨먹기 힘든 상황에 이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인 장모와 아내, 딸들은
기무라씨를 조금도 원망하거나 비난하지 않고, 그의 뜻을 꺾으려 들지 않습니다. 

무농약 과수농사 6년째가 되었을 때 기무라씨는 이제 한계에 이르렀습니다.
어느 날 밤 그는 사과밭에 나가 사과나무 한 그루 한 그루씩을 쓰다듬으며
애절한 심정으로 말을 겁니다. 꽃을 피우지 않고 열매를 맺지 않아도 좋으니
부디 살아만 있어 달라고 말입니다. 

1985년 7월, 기무라씨는 더 이상의 소망을 가질 수가 없어서
마침내 자살을 결심하게 됩니다.
한밤중에 목을 맬 밧줄을 챙겨서 산을 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바로 그 자살의 현장에서 위대한 전환점을 맞습니다.
달빛에 보이는 싱싱하게 반짝이는 도토리 나무를 보게 되는 것입니다.
온갖 잡초 속에 자라고 있지만, 전혀 병충해를 입지 않고 있는 도토리 나무!

그는 그날 밤에 커다란 깨달음을 얻습니다.
그 동안은 사과나무의 잎과 줄기에만 주목하며 온갖 병충해와 싸워 왔지만,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사과나무가 서 있는 땅 속이라는 사실을!!
<나무만 보지 말고, 흙을 보라!> 

이미 사과나무는 800그루 중에 절반이 말라죽은 상황.
그 때부터 기무라씨는 사과나무가 뿌리를 박고 살고 있는
땅을 살리기 위한 갖가지 노력을 기울이기 시작합니다.
그 동안 말끔히 베어주던 사과나무 아래의 풀들도 베지 않습니다.
그 외 여러가지 방법이 시행되었습니다.

무농약 과수농사를 시도한 지 8년째 되던 해,
400그루 사과나무 중에 단 하나의 나무에서 일곱 개의 꽃이 피어납니다.
일곱 개의 꽃 중에서 두 개가 열매를 맺었습니다.

9년째 되던 해,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살아남은 모든 사과나무에서 사과꽃이 만개했습니다.
그리고 무수한 열매가 맺혔습니다.
비록 탁구공 만한 크기의 열매들이었지만 말입니다.
그 다음해는 조금 더 큰 열매들을 수확하게 됩니다.

그 볼품없는 작은 사과들이 상품성이 있을 리 없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일단 그것을 먹어본 사람들이 놀라워하기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먹어온 사과와는 맛과 풍미가 전혀 다른 사과였기 때문입니다.

1991년 가을에 거대한 태풍이 기무라씨가 농사짓는 지역을 강타했고,
모든 과수원들이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모든 사과들이 떨어졌고,
그 현의 과수 피해액만 742억엔이 넘었습니다.
그렇지만, 기무라씨의 사과나무들은.... 80% 이상의 열매들이
나무에 고스란히 달려 있었습니다.
다른 과수원들은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나갔지만,
기무라씨네 사과나무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신기한 것은, 기무라씨의 사과 열매들은, 상온에서 그냥 두어도 썩지 않고,
색도 변하지 않고, 그저 수분이 점점 빠져나갈 뿐이라는 것입니다.

30년 세월이 흘렀습니다.
기무라씨의 이 기적 같은 이야기는 2006년 12월, 일본 NHK에 방송됨으로써
전 일본 국민들에게 널리 알려졌고, 
1년 반 뒤에 이사카와 다쿠치 라는 탁월한 한 논픽션 작가에 의해
<기적의 사과>라는 이 책이 씌어졌습니다. 

우리나라에도 1년 전인 2009년 7월에 번역이 되어 나왔는데,
그 동안 무수히 이 책을 사보고 싶어 했으면서도 늘 잊어버리다가
지난 주에 서점에서 딱 한 권 남은 이 책을 사게 되었습니다.

****************

이 책은 단순한 한 농부의 농업 기술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창조주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에게 주신
천연(자연)이라는 이 세상이 얼마나 멋지고 오묘한 선물인가를 더욱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기무라씨의 생각과 가치관과 철학은 단지 사과나무나
다른 식물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도 꼭 같이 적용되는 원리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수많은 치명적 병균과 바이러스들이 있지만,
하나님이 만드신 우리 인간의 몸은 그 모든 것을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숙제는, 그 근본 능력을 어떻게 끌어내는가 하는 것입니다.
건강을 위한답시고 애쓰는 우리의 어떤 노력들은
우리 안에 잠재되어 있는 그 천연의 능력들을
오히려 점점 약화시키고 고갈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다는 것을
이 책은 교훈하여 줍니다.

기무라씨의 일생을 더듬어 보며 느끼는 것이 너무 많았습니다.
그의 꿈과 그 꿈을 향한 집념, 신념,
그리고 주위의 가족들의 눈물겨운 뒷바라지와 지원... 도 감동적인 요소입니다.

그는 비기독교인이지만, 창조주 하나님의 능력을 높이 드러내는
또 다른 사역자(종)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리스도인인 나 또한 그런 인생의 주인공이 되어야 함을 다짐했습니다.

주변 모든 이들이 반대하고 말리고 비난하고 헐뜯는 가운데서도
기무라씨가 10년만에 마침내 사과나무에서 기적의 열매들을 맺었듯이,
나도 오랜 세월 내가 옳다 여기는 그 길을 주님과 함께 묵묵히 걸어가노라면
마침내 저의 인생에도 기적의 열매가 맺힐 것을 저는 믿습니다.
저에게도, 제가 묵묵히 거름을 주고 벌레를 잡고 토양을 가꾸는
또 하나의 <농사>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주변 모든 이들이 말리고, 저를 측은히 여깁니다.
저를 아끼고 사랑하는 가장 가까운 이들은 저를 향해 분노하고 있기도 합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 저의 생명을 그 때까지 허락하신다면,
앞으로 12년 정도는 묵묵히 이 <농사>를 지으려고 합니다. 
기무라씨에게 장인 장모, 아내, 딸들과 같은 지원군이 있었다면,
저에게는 하늘 아버지, 내 주님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 <기적의 사과> 책 본문의 말미에는 우리의 가슴을 두드리는
마지막 이야기가 기술되어 있습니다. 
기무라씨가 자살 시도 직전, 사과나무들을 일일이 쓰다듬으며
"부디 살아만 있어 다오" 라고 애원하며 다녔을 때,
다른 사람들의 이목 때문에 이웃 과수원과 맞닿은 마지막 줄의 사과나무들에게는
그렇게 애원하는 말을 걸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 마지막 줄에서 살아남은 사과나무는 <단 하나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 줄만 전멸이었습니다.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여간 많은 이야기가 아닙니다.
글쓴이는 그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적었습니다.  퍼옴- 낮해밤달
[이 게시물은 JDI님에 의해 2010-09-29 14:26:05 친구들과  함께하는 희망을 주는 시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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